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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essay)

삶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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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상당히 진취적이고 에너지가 높은 사람이다. 목표도 원대하고 하루하루 나름 열심히 산다고 믿고 있다. 나 자신의 한계가 없다고 믿기에 하루하루 미래에 대한 겁 없이 자신감 있게 산다. 그런데 몸이 아플 때면 숨어있는 겁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나는 나중에 제대로 된 밥벌이는 하며 살까?", "건강이 안 좋아지면 어떡하지?" 등등의 공포 말이다. 원래 굉장히 이성적인 나는 몸이 아프면 정말로 감성적인 사람이 된다. 오늘이 그렇다. 앉아있기도 힘든 날이다. 때문에 이러한 나의 감성적인 모습을 글로 남기려고 한다. 왜냐하면 다시 컨디션이 회복되면 이 순간을 망각하기 때문에.

 

나는 부자가 되고싶다. 돈이 많아서 놀고먹고 싶은 이유가 주된 게 아니라 일론 머스크와 같은 사람들처럼 유명해져서 세상을 보다 진보적으로 바꾸고 싶기 때문이다. 인류라는 전 우주에서 정말 기적과도 같은 종을 보존하고 진보하게끔 만드는 것이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때문에 항상 나는 이러한 철학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래서 겁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이미 초월을 해버려서?) 그러나 오늘처럼 아픈 날엔 정말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나는 오늘 연구실의자에 앉아있지도 못할 만큼 아팠다. 최대한 버티다가 도저히 안될 거 같아 양해를 구하고 조퇴를 하였다. 몸이 이렇게 아프자 내 야망은 다 사라져 버리고 회의적인 감정만이 남았다. 나는 왜 열심히 살까? 더 나아가 나는 왜 살까? 어차피 다 죽는 인생. 갑자기 우울해지면서 삶에 대한 공포감이 나를 삼켰다. "이래서 자살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공감이 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2030세대의 상당히 많은 수가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바로 우울증에 걸린 것이다. 어떠한 인생의 원동력도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평소에 나는 이런 사람들을 격멸했다. 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젊고 찬란할 시기를 집에서 히키코모리처럼 보내는 것일까? 그러나 나는 오늘 이들을 이해했다. 바로 그 이유는 '우울'이다. 이들이 어떠한 경로로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고 각자의 이유도 다양하겠지만, 그들은 우울의 악순환에 빠져 이지경이 된 것이다. 내가 오늘 그랬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핸드폰 충전기를 가방에서 꺼낼 힘조차 없어 그냥 방전시켜 버렸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이 나약해질 수가 있지? 평소였으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우울이 너무 커져서 삶에 대한 공포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겨버리면 안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이들을 이해했다. 

 

나는 내가 또래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강하게 자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반찬투정 등의 불평불만을 거의 잘 표출하지 않는다. 젊은 꼰대인 것이다. 지인중 반찬투정이 심한 몇몇이 있는데, 이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면 정말 스트레스 그 자체이다. A는 김치가 싫네, B는 튀김이 있어야 하네 정말 쉽지 않다. 이들을 보면 "나도 요즘 애지만, 요즘애들은 정말 너무 곱게 자랐어"라고 생각하며 아니꼽게 보았다. 다른 내 지인은 네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문제는 네일을 하도 많이 해서 손톱이 얇아져서 불편을 꺾을 때가 많이 있다. 또 다른 내 지인은 그냥 먹는 걸 좋아한다. 먹고 먹고 또 먹는다. 밥을 먹고, 간식을 먹고, 또 아이스크림 먹고 계속 먹는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니 무슨 다 큰 성인이 자기하나 조절을 못하나?"라고. 그러나 역시 오늘 이들을 공감했다. 반찬투정을 하는 A와 B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기를 바랐고, 네일을 좋아하는 C는 네일이 너무 좋아서 약간의 불편을 감수했고, 그냥 먹는 것을 좋아하는 D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나 역시 나 자신을 되돌아봤을 때 조절한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지금도 가끔 과음을 하여 다음날을 숙취로 날려 후회를 하고, 여행을 가서 예산 조절을 실패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나를 완벽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을 완벽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오늘 몸이 아파 핸드폰을 충전하기 귀찮아한 나는 과연 얼마나 게으르고 불완전한 사람인 것인가? 갑자기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냥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고 있었다. 이러한 삶을 즐기는 행위는 삶을 계속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모든 것을 몸이 아파 삶의 원동력이 사라진 오늘 깨달았다. 완벽한 삶보다 중요한 것은 삶을 즐기는 행위 자체라는 것을.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라는 말을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오늘 건강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나의 기존 가치관마저 잃어버렸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계속 이러한 우울감과 패배감이 들면 이는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로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우울의 원인인 건강이 정말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물리적인 건강이 악화되자 비물리적인 정신또한 악화되었다. 물리적인 현실이 이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 반대보다 훨씬 큰 것이다. 이제야 이상적인 공산주의가 현실적인 자본주의에게 패배했는지를 몸소 알게 되었다. 이상이 음식을 만들 때 쓰이는 조미료라면, 현실은 주재료이다. 때문에 나는 이제부터 나의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갖고 관리하겠다. 음주를 줄이고, 운동량을 늘릴 것이며, 정크푸드 역시 줄일 것이다. 이러한 강한 신체적인 건강은 강한 정신력을 만드는 주재료이다. 다시 강한 정신력은 삶에 대한 겁을 없애 삶을 즐겁게 유지하게 해 준다. 

 

참으로 오늘은 깨달음을 많이 얻었던 하루이다. 물론 내 건강을 내어준 값비싼 대가를 치루었지만.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힘들 때나 초심을 잡고 싶을 때 내가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께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이름은 Master.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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